연명의료중단, 법적 기준과 절차

가족이 뇌출혈로 심각한 뇌기능 손상을 입었고, 현재 인공호흡기와 승압제를 통해 연명하고 있다면, 이 상황에서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연명의료중단은 여러 법적 절차와 기준을 만족해야 가능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상황과 조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명의료중단이란?

연명의료중단은 말기 환자 또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더 이상의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때, 환자의 의사나 가족의 동의에 따라 인공호흡기, 승압제, 투석, 항암제와 같은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결정은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존엄한 죽음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우리나라에서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시행됩니다.

연명의료중단이 가능한 조건

1. 환자의 상태가 ‘임종과정’에 있어야 한다

연명의료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로 판정되어야 합니다. 이는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의 전문의 1명이 환자가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임종이 임박했음을 확인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기준

•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 불가능한 상태
•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어 수일 내 사망이 예상되는 경우

따라서 현재 환자 상태가 뇌기능이 70% 손상되었지만 임종이 임박하지 않은 경우,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이 법적으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2. 환자의 의사가 확인된 경우

연명의료중단은 환자의 사전 연명의료의향서 또는 연명의료계획서가 있으면 가능합니다. 이 문서는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미리 작성한 것으로, 연명의료를 거부하겠다는 명확한 의사가 담겨있어야 합니다.

3. 가족의 동의로 대체할 수 있는 경우

환자가 의사 표현을 할 수 없고 사전 서류가 없는 경우, 가족 2명 이상의 합의로 연명의료중단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때 환자의 배우자, 직계 존속(부모), 직계 비속(자녀) 또는 형제자매가 포함됩니다.

다만, 이 조건은 환자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로 판정된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연명의료중단이 어려운 이유

가족이 연명의료 중단을 원함에도 의료진이 이를 거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법적 요건 미충족: 환자가 ‘임종과정에 있다’는 명확한 판정이 없는 경우, 의료진은 법적으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없습니다.
2. 새로운 이벤트 발생: 의료진이 언급한 ‘새로운 이벤트’는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임종이 임박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때 새로운 의료적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3. 책임 문제: 의료진은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않고 연명의료를 중단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윤리적 책임을 우려합니다.

장기 기증과 연명의료 중단은 별개의 문제

의료진이 장기기증 여부를 문의하는 것은 환자의 뇌사 여부를 평가하고, 뇌사 상태에서 장기 기증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하지만 가족이 장기 기증을 원하지 않는다면 이를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연명의료중단 결정과는 별개입니다.

해결을 위한 단계

1. 환자의 상태 재평가 요청: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에게 환자가 임종과정에 있는지 다시 평가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2. 윤리위원회 상담: 병원 내 윤리위원회에 상담을 신청하면 의료적, 법적 상황에 대한 자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사전 연명의료의향서 준비: 본인이나 다른 가족의 경우를 대비해 사전 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작성하는 것도 권장합니다.

Q&A

Q: 연명의료중단을 환자 본인이 결정하지 못하면 가족이 대신할 수 있나요?

A: 네, 환자가 의사 표현이 불가능하고 사전 서류가 없을 때, 가족 2명 이상의 합의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Q: 임종과정에 있지 않아도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나요?

A: 법적으로는 임종과정에 있다는 판단이 있어야만 연명의료중단이 가능합니다.

Q: 장기기증을 거부하면 연명의료중단에 영향을 미치나요?

A: 아닙니다. 장기기증과 연명의료중단은 별개의 문제입니다.